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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 준비 중인 부부가 자연 임신에 성공할 확률은? 임신 극 초기 산모가 조심해야 할 4가지

그게뭐든 2024. 10. 10.

 

 

 

 

 

시험관 아기 시술을 결정했고, 날짜가 다가올수록 이상하게 우리 부부의 마음은 점차 편해져 갔다.

그리고 이내 보상심리가 발동했다.

 

어차피 시험관 하는 동안 멀리 다니지 못할 텐데,

어차피 시험관 하는 동안 술 못 마실 텐데,

어차피 어차피 어차피.....

이렇게 하고 싶고 먹고 싶고 무리한 운동까지 마음껏 하면서 우리는 너무나도 편한 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친구네 부부들을 만나 술 한잔하며 실컷 웃고 떠들다가 집에 온 어느 날 새벽.

알딸딸한 상태에서 문득 한 번 더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꺼내든 임신 테스트기.

한 줄이었다.

"내 이럴 줄 알았지~ 이제 진짜 곧 고생 시작이구나!" 하고 웃으며 푹 자고 일어난 다음 날,

휴지통 속에 들어있던 임신 테스트기가 희미하게 두 줄로 바뀌어 있었다.

 

누워있는-부부-발-사이의-아기신발

 

 

두 줄?

임신?

머리가 띵했다.

상황 파악을 위해 남아있는 테스트기로 한번 더 검사를 진행했고, 어제보다 약간 더 진해진 두 줄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한참을 멍하게 있다가 두근거리는 마음을 다독이고 일단 그 날 해야 할 일을 하기 시작했다.

오전 내내 나는 임신 사실에 집중하지 못했고 지금 내 감정이 기쁜 건지, 감격스러운 건지, 놀란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일을 마치고 남편 네 회사로 가는 지하철 안에서 한참을 생각한 이 감정에 대한 결론은 바로

아이를 가지는 과정에 대한 준비만 했지 부모가 되었을 때의 마음에 대해 전혀 준비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내가 예상한 시나리오가 '2세 계획→시험관 시술→성공을 기다리는 동안 부모가 될 마음의 준비'였다면 지금 이 상황은 내가 예상치 못한 시나리오였던 것이다.

 

누구나 2세 계획을 시작하면서 부모가 된다는 마음을 이어 생각하면 좋겠지만, 모두가 그렇지 못하듯 나 또한 그러지 못했던 것이었다.

임신 전 부모가 '될' 마음을 먹는 것과 실제 임신을 하게 되었을 때 부모가 '된' 마음이 따로 있다는 것을 미리 알지 못해 당황스러운 마음이었다.

 

내 마음을 추스리고 나니 진짜 임신한 사실을 직시할 수 있었고 기쁜 소식을 전하고픈 마음에 남편에게 외식을 제안했다. 그런데 근사한 소고기를 먹고 디저트를 먹고 산책을 하고 집에 올 때까지도 이상하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우리, 부모 됐어!!" 이 한 문장이 너무 떨려서 입 밖에 나오지 않아 집에 도착해서도 어떻게 얘기할지 한참을 생각하다가 임신 테스트기를 직접 보여주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가진 조명 중 가장 소중한 것을 골라 켜고 그 옆에 희미하게나마 짙어진 두 줄의 테스트기를 놓고 조용히 남편을 불렀다. 그 순간을 기록하고 싶어 남들 다 하는 동영상을 촬영하는 와중에도 남편의 반응이 궁금해 낄낄거리고 있었는데,

"진짜? 진짜?"라는 말만 연신 내뱉으며 눈물을 뚝뚝 흘리는 모습에 나도 같이 울음이 터져 핸드폰을 던지고 한참을 둘이서 꺼이꺼이 울어댔다.

 

아, 우리 정말 우리도 모르게 마음고생 많이 했구나,

처음 난임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쉬지 않고 준비했던 과정이 길고 짧은 것을 떠나 우리 부부에게는 너무 깊었구나 싶었다.

 

둘 다 워낙 호들갑도 없고 뭐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입 밖으로 잘 꺼내지 않는 성격에 의지할 곳이라곤 둘 밖에 없었지만 상대방에게 기댈수록 힘듦이 배가 될 것 같아 그마저도 각자 이겨내고 있었던 기간이 그 순간 쏟아져 나오면서 오늘 하루 종일 긴장했던 마음까지 다 녹아내렸다.

 

그렇게 실컷 울고 나니 우리에게 온 이 생명이 신기하고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임신 초기에 유산하는 경우를 많이 봐왔고 아직 초음파로 확인한 것이 아니었기에 불안하기도 했지만 생명의 탄생 과정 동영상을 시청해가며 이제 막 세포분열을 마쳤구나 공부해가며 행복한 밤을 보냈다.

 

다음 날 산부인과에 연락해 예약 일정을 잡았고 초음파 확인 전까지 주의할 점을 듣고 전화를 끊었다.

서론이 매우 길었기에 오늘은 임신 극초기에 주의할 점에 대해 짧게 이야기하고 마무리하고자 한다.

 

 

 

초음파 확인 전인 임신 극초기 산모가 조심해야 할 4가지

 
  • 금주, 금연, 위험한 스포츠 활동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 갈색 혈흔은 비칠 수 있으나 붉은 혈이 보인다면 바로 병원에 방문한다.
  • 엽산 등의 영양제는 계속 유지하되 그 외의 약 복용이나 파스 사용은 의사와 상의한다.
  • 너무 뜨거운 탕, 사우나에 오래 들어가 있지 않는다.

 

 

 

 

우리 부부의 자연임신 성공 확률은 고작 4~5%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자연임신에 성공한 것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편하게 지내서인지,

나팔관 조영술 후 임신 확률이 높아져셔인지,

숙제를 정말 열심히 해서인지 알 수 없지만 지금 중요한 것이 또 다른 시작을 한 우리 부부의 마음가짐인 것은 분명하다.

이 세상의 모든 부모님들을 진심으로 존경하며 부모를 준비하는 모든 분들에게도 따뜻한 응원을 보낸다. :)

 

 

부케-조명-옆-임신-테스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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